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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는 민화다
민화는 민화다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정병모> 저
  • 출판사다할미디어
  • 출판일2018-08-16
  • 등록일2019-02-21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5, 누적예약 0

책소개

이야기로 보는 우리 민화세계

민화는 민화다! 앞의 화자는 그림 화畵자이고, 뒤의 화자는 이야기 화話자이다. 언뜻 성철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라는 법어가 연상되지만, 여기서는 종교적 화두를 꺼내려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는 스토리를 통해 민화의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민화의 스토리라고 하면 상징을 밝히는 데 머문다. 예를들어 모란은 부귀, 연꽃은 행복, 호랑이는 벽사, 용은 길상, 잉어는 출세, 십장생은 장수 등이다. 하지만 이런 상징은 민화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회화 전반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상징이다. 중국회화에서의 모란은 부귀의 상징으로, 이는 이웃, 일본이나 베트남도 같은 의미를 가진다. 우리나라에서도 궁중회화나 문인화에서의 모란은 행복을 상징한다. 그것은 그 상징이 중국 고전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화는 서민의 생활 속에서 우러난 그림이다. 그 때문에 민화에는 이러한 보편적인 상징 외에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런 점에 주목하였다. 궁중회화나 문인화에서는 고전과 정통을 중시하고 사실적인 표현을 지향하다 보니, 기존의 틀을 고수하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민화에서는 저자거리에 떠도는 이야기까지 주저 없이 그림 속에 끌어들였다. 민화에는 상징 이상의, 화가들이 전하는 우리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민화는 삶의 이야기다

스토리텔링은 인간의 이야기다. 그것이 사물이든 자연이든 실재든 환상이든, 그것에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심지어 신의 세계까지 우리의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민화도 마찬가지다. 그 겉모습은 호랑이, 새, 책, 문방구, 산수, 문자 등 다양한 자연과 물상으로 이뤄졌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고 삶의 진실이 깃들여져 있다. 그만큼 삶과 밀착된 그림이 민화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담배 피는 호랑이 그림’은 호랑이를 통해서 신분관계를 우화적으로 풍자하고 있다. 호랑이는 권력을 상징하고 토끼는 민초를 대표한다. 우리는 이처럼 민화 속 내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민화는 복의 이야기다

최근 민화 붐이 일어나고 있다. 많은 분들이 민화를 그리고 즐기고 있다. 여러 직업 다양한 부류의 분들이 참여하다보니, 조선시대처럼 서민의 그림이고 저자거리의 그림으로 규정하기 어렵게 확산되고 있다. “만민의 그림”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종종 그분들에게 왜 민화가 좋으냐고 묻는다면, 민화가 행복을 가져주는 그림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다. 민화는 부귀하게 해주고 출세를 하게 해주고 장수하게 해주는 상징이 있다. 물론 지금에는 큰 관심이 없는 다산의 상징도 있다. 1937년 야나기 무네요시(柳宗?, 1889∼1961) 가 민화란 말을 처음 만들었을 때에는 행복의 개념은 아예 없었고 무명화가들의 건강하고 놀라운 아름다움에 주목했다. 행복의 코드가 민화의 매력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민화는 꿈의 이야기다

민화의 이야기는 현실과 꿈의 세계를 간단없이 오고갔다. 민화에서는 삶과 연계되어있는 판타지가 장치되어 있다. 민화의 세계는 현실에만 머물지 않고 꿈의 세계까지 뻗어나간다. 현실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현실 너머에서 바라봤다. 자연이나 우주와 같은 커다란 세계 속에서 그들의 삶을 인식한 것이다. 판타지는 고달한 현실을 이겨내고 희망의 불씨를 살려나가서 둘 사이의 평형을 유지시켜주는 균형추 역할을 한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민중들의 낙관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세상을 밝게 보니, 그림도 밝고 명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정치적으로 어려운 조선말기와 일제강점기 때 성행한 우리 민화를 “암울한 역사 속의 유쾌한 그림”이라고 규정지은 바 있다. 민화는 어려운 시기에 밝은 정서로 우리 역사 속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민화는 삶의 이야기요, 복의 이야기요, 꿈의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민화의 스토리 세계를 모티프별로 살펴보았다. 일반인이 민화를 접근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모티프를 통해 그 스토리와 더불어 독특한 이미지세계를 감상하는 것이다. 아울러 여기서는 궁중회화와의 비교를 통해 민화의 진정한 세계로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책거리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끌어올린 ‘책거리’의 전도사 정병모

이 책의 저자 정병모 교수는 오랜 세월동안 민화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힘쓴 민화전문가다. 2005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일본에 있는 우리민화 명품을 가져다 전시한 “반갑다 우리민화”를 기획하여, 최근 일고 있는 민화 붐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또한 경기도박물관에서 책거리특별전을 시작으로 2016년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린 “문자도·책거리전”으로 이어진 기획전은 책거리를 우리나라 전통회화 가운데 새로운 대표적 브랜드로 일반인에 각인시켰다. 이 전시회는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뉴욕주립대 찰스왕센터, 캔자스대학 스펜서미술관, 클리블랜드미술관 등 미국 순회전으로 확대시킴으로써 책거리를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미술로 각광을 받게 했다. 민화연구도 활발히 하여 『민화, 가장 대중적인 그리고 한국적인』(돌베개)를 내어 민화의 특징과 역사를 개설적으로 서술했다. 대중서로는 『무명화가들의 반란 민화』를 집필하여 민화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했고, 『민화는 민화다』는 그 2편에 해당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3권으로 이뤄진 『한국의 채색화 - 궁중회화와 민화의 세계』란 명품도록을 기획하여 궁중회화와 민화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새롭게 인식시키고 국내외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저자소개

지난 10여 년간, 필자는 민화를 찾아 이곳저곳을 다녔다. 좋은 민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주저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박물관은 물론 해외의 박물관과 개인 컬렉션을 조사했다. 민화가 현대인의 각광을 받고 세계화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전통미술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반갑다 우리민화전”(서울역사박물관), “행복이 가득한 그림, 민화”(부산박물관), “중국민화전”(가회박물관·조선민화박물관) 등 민화전시회를 기획했고, 여러 민화국제세미나를 자문했으며, 한국민화학회를 창립했다. 지금은 경주대학교 문화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문화재청·서울시·경상북도·조계종 문화재전문위원 등을 지냈고, 국립민속박물관·서울역사박물관·울산박물관 등의 자문위원과 심의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저서로는 『한국의 풍속화』(한길아트), 『미술은 아름다운 생명체다』(다할미디어), 『Korean Art Book-회화』(예경), 『사계절의 생활풍속』(보림), 『조선시대 음악풍속도Ⅱ』(국립국악원), 『영원한 조선을 꿈꾸며: 채용신의 삼국지연의도』(조선민화박물관) 등이 있다.

한줄 서평